누구나 목욕은 하지만, 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너무나 다릅니다.
핀란드에서는 뜨거운 증기 사우나, 일본에서는 조용한 온천욕, 중동에서는 마치 의식처럼 즐기는 하맘(Hammam)…
왜 같은 목욕인데,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했을까요?
기후와 지형이 만든 차이
가장 큰 차이는 바로 기후입니다.
- 추운 북유럽, 특히 핀란드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은 나라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몸을 덥히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사우나를 발달시켰습니다. 뜨거운 증기 속에서 땀을 빼고, 눈 속으로 뛰어드는 전통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죠.
- 반대로 사막지대인 중동 지역은 물이 귀했습니다. 이들은 물을 아끼되 정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건식 또는 습식 청결법을 발전시켰고, 대표적인 예가 터키의 하맘입니다. 하맘에서는 증기와 온수, 마사지, 각질 제거까지 포함되어 일종의 청결 의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지열 자원이 풍부한 일본은 전국 곳곳에서 온천수가 솟구칩니다. 일본인들은 자연적으로 생긴 온천을 중심으로 조용하고 예절을 중시하는 목욕 문화를 발전시켰습니다. 실내보다는 야외 노천탕이 인기가 많고, 물속에서 대화를 크게 하지 않는 문화도 독특합니다.
종교와 사회 구조도 영향
-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종교적으로 ‘정결함’이 중요한 덕목입니다. 하루 다섯 번 기도 전 반드시 손과 발을 씻는 ‘우두(wudu)’를 시행하고, 주기적으로 몸 전체를 정결하게 씻는 하맘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습니다.
- 한국과 중국은 유교적 전통 속에서 가족 단위, 혹은 세대 간의 공동체 목욕 문화가 발달했으며, 이는 찜질방과 같은 현대 시설로 이어졌습니다.
- 서양, 특히 현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개인화, 프라이버시 중심의 목욕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욕조보다는 샤워를 선호하며, 공동목욕보다는 개인 공간에서 짧게 씻는 경향이 강합니다.
목욕은 ‘필요’와 ‘환경’이 만든 문화
요약하자면, 목욕 문화는 단지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 자원, 종교, 사회적 습관이 총체적으로 만들어낸 생활양식입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목욕 방식도, 다른 나라에서는 낯선 문화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면, 세계인의 삶과 가치관을 더 넓게 이해하는 창이 되기도 합니다.
💡 다음 이야기 예고
👉 지금도 깨끗이 씻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물 부족과 위생 문제로 고통받는 지역이 존재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깨끗한 목욕이 여전히 사치인 곳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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